요즘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잠시 오르는 산 언덕은 차마 들어서기가
황송 할 정도입니다. 죽은 듯 섰던 나무가 피어내는 신록의 감동은
표현의 빈곤과 언어의 한계 때문에 한숨이 나올 지경입니다.
늘 보던 풀 같으면 이런 감동은 없었을텐데 엄동설한을 지나면서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잊었을 때 저렇듯 싱그럽게 살아나는
기특한 생명력에 반가움과 감탄이 더한 것입니다.
겉으로 볼 때 덤덤히 서있는 나무도 실은 그 안에서
치열하게 새 생명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까 살아있다는 것은 미처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어도
시효를 다한 세포가 소멸되는 동안 끝없이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었기 때문이라는 평범한 사실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우리 영혼도 새 창조의 빛이 명하여진 이래로 여전히 말씀 안에
있는 생명의 역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자기 안에 하나님의 창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요
사망은 이 말씀 안에 있는 빛이 창조의 역사를 멈추었다는 것입니다.
경직과 어둠과 질병과 죽음은 새 창조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마음의 상태이지 결코 노쇠의 결과가 아닙니다.
영혼은 노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타협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금새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두려운 것은 자신과 타협하는 것입니다.
빛이 아닌 꼼수와 견해를 따르는 것입니다. 내 안에서 새 창조가 멈추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