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祈禱)란 한자의 형상이 하나님 앞에서 사람이 손을
날카롭게 모으고 자신의 생명을 구하는 모습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도는 사람의 사소한 필요를 채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온 삶을 통해서 찾고 얻어야 할 가치를 구한다는 것입니다.
벼린 날 끝이 파랗게 한 줄로 서야 무엇이든 벨 수 있듯이
기도는 생명을 위해 애매한 염원이나 허접한 요구사항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구하는 바가 분명하고 무디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을 때 산고가 있고, 과녁은 닿을 때까지 실패가 있듯
기도의 언어는 마음이 성숙하기까지 꼭 담아야 할 말을 맴돌거나
설익고 허튼 단어를 들추기 때문에 어설프고 답답합니다.
그러나 눈앞에서 자기의 기대와 계산이 깨어지고 마음이 긴
연단의 터널을 지나고 나서 바라 볼 대상과 사실이 분명해지면
기도는 이때부터 하나님에 대한 아첨이나 종교적인 주문이 아닌
하나님과 삶을 건 대면이 되어 간절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때가 차고 마음이 정해져야 기도의 언어는 날카로와 지고
마음에 품은 기도는 한 치의 오차 없는 단어 안에 담기게 됩니다.
마침내 정제된 기도의 언어를 갖게 되면 이미 응답을 확신하게 됩니다.
분명한 기도의 언어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기도의 응답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일생을 걸고 드릴 기도의 언어를 갖지 못한 것이 문제입니다.
주님은 얼마나 하나님의 마음을 오롯이 담으셨기에 자신을 말씀이라고
하셨을까요.. 주의 마음이 내 마음의 언어로 자리 잡지 못해서 아직도
이토록 무딘 삶의 자리를 맴돌고 있기에 그 말씀이 사모가 됩니다.
부디 이 가을에는 초라한 우리 기도의 언어도 영글게 하옵소서...